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소설34

우리 집이 우주의 끝(소설 2화) 우리 집이 우주의 끝 부제 : 결혼해서 살 집은 무조건 신축 여자친구 윤에게 프로포즈를 했다. 한강이 보이는 여의도 오피스텔을 예약해서 미리 100 송이 장미를 벽장 안에 세팅해놓고, 은은하게 어두운 조명아래 현관에서 거실의 식탁까지 50개 정도 촛불을 이어서 켜두었다. 그녀를 오피스텔로 부른 후 함께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부터 내가 뭘 할지 예상을 한 것 같았다. 그리고 우리가 함께 한 3년동안 찍어 두었던 사진들을 앨범으로 만들어 하나씩 보여주니 어느새 눈물이 글썽글썽. 마지막에 장미꽃과 반지를 건네주었다. “나랑 결혼해 줄래?” 당연히 Yes라고 할 줄 알았지. “오빠 마음은 알겠고… 사실 나도 좋아. 그런데…” 하지만 망설이는 얼굴의 윤은 단서를 붙였다. “결혼은 그냥 둘이서 덜컥 하는 게 아니잖아.. 2024. 1. 10.
우리 집이 우주의 끝(소설 1화) 우리 집이 우주의 끝 부제 : 은퇴하기 전에 현금 흐름을 만들자 (feat 우리 아부지) 형아들. 은퇴하기 전에는 반드시 현금 흐름을 만들어야 해! 뭐 꼰대가 하는 당연한 말 같지만 그래도 내 경험이 형들 인생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어. 그래서 용기내서 여기 게시판에 비공개로 글을 써. 우리 아부지… 햐… 젊을 때 좀 잘 나가셨지. 핀란드에서 사우나 기계를 수입해서 한국의 온천, 대중탕 시설 공사를 하셨거든. 내가 초등학교 들어가고 나서는 늘 사장님 소리를 들었고, 잘 나갈 때는 직원도 10명도 넘게 있었던 것 같아. 그리고 낭비도 거의 안하고 나름 재테크도 하신거 같아. 현금이 생기면 여기저기 땅을 사두셨거든. 나중 가서는 집에 소형 금고도 하나 두시더라구. 관심이 없어 이제껏 열어보지 않았지만.. 2024. 1. 9.
그녀의 기억을 메모리에 저장하다 2024.01.05 - [과학이야기] - 인간의 뇌를 컴퓨터에 업로드할 수 있다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그녀가 죽었다. 그리고 유언에 따라 그녀의 살아생전 모든 기억을 백업해놓은 메모리카드를 전달받았다. 메모리카드를 컴퓨터에 연결하고 그녀의 기억 리스트를 날짜 별로 살펴보았다. 우리가 처음 만난 데이트 장소인 비오는 영등포 타임스퀘어 그리고 산부인과 분만실 침대에서 응애응애하면서 우는 아이를 처음 만난 때 함께 가족여행으로 간 미국 샌디에고 라호야 해변과 갈매기들. 점심시간이 한참 지나 꼬르륵 배고픈 소리가 났지만 나는 미소를 머금고 계속 우리의 추억을 감상했다. “만약 후생이 있으면 우리 또 만나서 결혼하자.” 하지만 그때 죽어가는 그녀는 내 말에 고개를 저었다. “한번 만나면 됐지. 뭘 또 만나려고.. 2024. 1. 5.
행성을 통째로 삶아내다 행성을 통째로 삶아내다 그때 나는 여자친구를 위해 '행성을 통채로 삶아내다'라는 국을 만들어 내었다. 식탁에 앉아 내가 준비한 국을 시음한 그녀는 이건 겨우 뭇국이 아니냐고 투덜거렸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행성의 맨틀 껍질을 깍아내고 외핵과 내핵을 제거한 후 알맹이를 다듬어 먹기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푹 삶아 맛깔스러운 국물을 내는 것이 꽤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는 일이라고 항변했다. 안타깝게도 그녀는 내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우주에서도 맛보기 힘든 나의 위대한 작품은 한낱 뭇국이 되어버렸다. 2024. 1. 4.
사기가 일상(영화 시나리오) 제목 : 사기가 일상 장소 : 5평 남짓한 1인 사무실. 탁자위에는 노트북이 덩그라니 올려져 있다. 화면에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하와이안 셔츠 차림의 남자 양아치 사기꾼 A의 손이 나타나고, 노트북을 열며 글을 작성한다. 사기꾼: (타이핑을 하면서 입으로 중얼거린다) 안녕하세요, (주)컴퓨존에서 알바모집합니다. 모니터 화면내 포커스: 쥬얼리 쇼핑몰 상품 대상으로 리뷰나 댓글를 모집합니다. 어려운일은 아니지만, 책임감이 있으신 분 지원해 주세요 지원자격: 19세이상,성별무관,학력무관 근무시간 : 본인 희망 근무시간 기재 급여 : 일 8만~20만원이상 사기꾼 : (타이핑을 마무리하며 미소짓는다) 카톡 상담 문의는 은아맘… 톡 아이디는 ezm77… 좋았어. 사기꾼이 마우스로 작성완료 버튼을 누른다. 사기꾼 .. 2024. 1. 3.
안락사 면접 (영화 시나리오) 제목: "안락사 면접" 정석 : 주인공. 남. 30대. 백수. 외관. 도시내 고층 건물의 외관 - 나레이터 : 20xx년 정부는 늘어나는 노령인구수 조절 및 헌법에 보장된 “행복하게 죽을 수 있는 권리”를 평등하게 보장하기 위해 전국민을 대상으로 안락사를 허용하게 된다. 나레이터 : 단 무분별한 안락사 남용을 막기위해 비생산나이(만 65세이상)가 아닌 연령에 대해서는 허용인원수를 제한하고 면접을 통해 인원을 선발하도록 하였다. 말쑥한 정장차림을 한 주인공 정석이 현대적이고 세련된 건물 정문안으로 들어간다. 건물 안 복도 - 복도에는 증명사진이 포함된 응시표를 가슴에 달고 있는 면접대기자들이 의자에 앉아 긴장된 얼굴로 대기를 하고 있다. 그 중에 주인공 정석도 포함되어 있다. 접수 직원 : 김정석씨, 박민.. 2023. 12. 28.
40대 부부의 낙태(영화 시나리오) 제목: 40대 부부의 낙태 인테리어. 거실 - 밤 수진(40대, 배려심 많고 이해심 깊은)과 성민(40대, 바쁘고 스트레스 받는)은 두 자녀를 잠자리에 눕힌 뒤 지친 얼굴이 되어 대자로 철퍼덕 소파에 앉아있다. 방은 어둡게 조명이 돼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수진 (한숨) 여보, 나 말할 게 있어... 성민 (휴대폰으로 바쁘게 스크롤 중) 응? 갑자기? 뭐에 대해서? 수진 (놀려주듯이) 왜 얼굴이 굳었어? 성민 경험상 이 상황에서 별로 좋은 말이 나온 적이 없었던 것 같아서. 수진 사실 좀 편하게 들을 이야기는 아니긴 해. (성민의 가슴을 툭 치며) 먼저 심호흡을 먼저 해. 성민 아이고. 뭔데. 뭔데 이렇게 겁을 주는 거야. 수진 말해? 성민 그래. 준비됐어. 수진 새로운 가족이 생길 거 같아. .. 2023. 12. 27.
회식하면서 퇴사통보(영화 시나리오) 부제목: "냉혹한 결별의 회식" 장면 1: 삼겹살집- 저녁 삼겹살집에서 좇소기업 직원 열 명정도가 2 테이블에 둘러앉아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고기를 굽고 있다. 최정훈(40세), 몽롱한 눈매와 까칠한 표정을 지닌 사장은 새로 합류한 직원들을 위해 회식을 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곧 미소를 띠고 있던 그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최정훈: (냉소적인 표정으로) 여러분, 오늘은 사실 신입사원들 환영 회식이지만… 신입사원 2명에게 잠시 카메라 무브. 그리고 다시 모두들 시선이 사장 최정훈에게 향한다. 최정훈 : 부득이하게 이별이라는 무거운 이야기를 잠깐 해야할 것 같아요.. 직원들은 놀라움에 얼굴을 찡그리며 서로 시선을 교환한다. 장면 2: 최정훈의 고백 - 계속된 장면 최정훈: (휴대폰에서 문서를 꺼내며) 여기.. 2023. 12. 26.
30대 소개팅 성공하기(영화 시나리오) 장면: 커피숍 인테리어 - 오후 3시 [카메라는 커피숍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남자와 여자를 비춘다. 남자는 캐주얼한 셔츠에 청바지 차림이고, 여자는 단정한 검은색 정장 드레스에 모자를 쓴 모습이다. 남자는 여자를 보고 웃음을 감추지 못한다.] 남자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가워요. 사진보다 더 예쁘시네요. 여자 (웃음) 감사합니다. 반가워요. 성함이…? 남자 저는 성준이에요. 성함이 어떻게…? 여자 저는 민지라고 해요 박민지. 그럼, 우선 커피라도 마시면서 얘기해볼래요? [남자와 여자는 커피를 주문하러 카운터로 간다. 대기 중에 대화가 이어진다.] 성준 네, 그럼 아메리카노 한 잔 주문할게요. 민지씨는? 민지 저도 아메리카노요. 무슨 일 하세요? 성준 저는 IT 회사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어요. 주로 어떤 .. 2023. 12. 22.
시간 되돌리기(영화 시나리오) 장면: 카페 - 낮 [카페 내부, 창가에 앉아있는 남녀. 남자는 커피를 마시며 미소 짓고, 여자는 조심스럽게 손으로 복부를 쓰다가 말을 꺼낸다.] 여자 (행복한 미소) 오빠, 나... 우리 아이가 생긴 것 같아. 남자의 시선 (또렷하지 않고 위잉~ 이명소리가 조금씩 들림) 남자 (두통으로 인해 머리관자노리를 엄지로 누르면서 곤란한 얼굴로) 농담하지마. 나 요새 정신없는 거 알잖아. 여자 (아직은 기쁜 표정) 농담 아니야. 병원에 다녀왔어. 남자 (초조한 표정) 아... 그래? [여자의 표정은 행복으로 가득하지만, 남자의 표정은 적잖이 어색하고 불편한 것을 알 수 있다. 카페의 분위기가 조용하게 바뀌고,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여자 (남자를 쳐다봄) 왜? 뭐가 문제야? 남자 (조용하게) 아무것도 아냐.. 2023. 12. 21.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