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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4

시간비틀기 제목 : 시간비틀기 어느날 나는 ‘시간비틀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과거로 되돌리는 기술 중 하나인데 내가 지목한 특정 하나의 물건을 과거의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다. 물론 주변은 현재 상태 그대로인 것 같다. 나는 이 능력을 비틀기라고 명명했는데 그 이유는 특정한 사물을 보고 엄지와 검지를 붙인 상태에서 허공에서(굳이 그 사물에 접촉할 필요는 없다) 반시계방향으로 비트는 제스추어를 취하면 되기 때문이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그 ‘어느날’ 이라는 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비가 많이 내렸다. 우산을 쓰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 운동화가 추적추적 젖어들기 시작했다. 축축하고 물컹한 그 운동화를 신고 겨우 집에 들어왔는데 몹시 기분이 나빴다. 그 운동화는 바로 전날 생일 선물로.. 2024. 3. 19.
시간여행 중에 권고사직 통보(SF short 소설) 100만원짜리 싸구려 특가 과거 시간여행 패키지가 인터파크 앱 알람으로 떠서 바로 구매했다. 4인 가족이라고 해보았자 400만원밖에 되지 않으니 엄청난 득템이 아닌가. 결국 그 날이 오고 우리는 타임머신 셔틀을 타고 코로나(Covid19)상황에서의 문화체험이라고 해서 2021년 초로 날아갔다... 와이프는 쥐죽은 듯 조용한 서울 명동의 화장품 샵들을 반나절 강제 투어하면서 투덜거렸다. "어쩐지 너무 싸다 했더니 강제 쇼핑 시간이 할당되어 있었구만." "그래도 이때로 와야 신라호텔도 텅텅 빈다구. 스위트 룸도 특가로 예약할 수 있고 좋잖아." 그렇게 와이프를 달래주고 있을 때 시간로밍을 통해 문자가 날라왔다. 회사에서 나를 해고한다는 간단한 내용이었다. 회사에서 일년전부터 지속적으로 일을 주지 않아 예상은.. 2024. 2. 16.
우리 집이 우주의 끝(소설 8화) 우리 집이 우주의 끝 부제 : 경험상 시간을 끌어서 좋은 건 없다 집에 돌아오자 마자 바로 지구와 통화를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윤은 생각보다 일찍 퇴근해서 이미 집에 와 있었다. “응? 오늘 회식이라고 하지 않았아? 아직 퇴근 시간도 아닌 것 같은데 벌써 온거야?” “응. 몸이 좋지 않아서 매니저에게 말하고 바로 조퇴했지.” “감기야? 병원은 가봤어? 내가 저녁 준비할테니까 그냥 침대에 누워있어.” 그녀는 부끄러운 듯 베시시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좀 몸이 으스스하긴 하지만 감기는 아닐 거 같아.” 그리고 바로 나에게 무언가를 건네기 위해 손을 내밀었다. 그것은 임신테스트기였다. 그것도 붉은 색 두 줄이 명확히 그어져 있는… 나는 한 1~2초 동안 어떻게 반응해야 자연스러울지 잠시 생각을 했다. “와.. 2024. 1. 25.
우리 집이 우주의 끝(소설 5화) 우리 집이 우주의 끝 부제 : 지구와의 대화 결국 집을 팔지 않기로 했다. 아니 내 집이지만 팔 수 있는 자유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것을 여자친구에게 설명했다. 여자친구는 이해한 것 같았다. 아마도? 다만 그녀는 내가 받은 명함으로 시청 공무원 김아무개에게 전화를 걸었다. “좋아요. 이 집을 안 팔고 여기서 살게요. 그런데 조건이 있어요.” 그녀는 이 집에 풀인테리어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것도 정부 지원으로. “새 아파트 수준의 인테리어가 아니면 절대 결혼하지 않을거예요.” “네? 이런 말씀드려서 죄송하지만 두 분이 서로 사랑해서 결혼하시는 거 아니었나요?” “그거랑 그거랑은 달라요. 아무튼 조건이 맞지 않으면 전 이 결혼 못해요.” 물론 나는 개의치 않았다. 정신적인 사랑이 밥먹여주는 것.. 2024.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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