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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사기가 일상(영화 시나리오)

by 슈퍼런치박스 2024.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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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사기가 일상

 

장소 : 5평 남짓한 1인 사무실. 탁자위에는 노트북이 덩그라니 올려져 있다.

화면에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하와이안 셔츠 차림의 남자 양아치 사기꾼 A의 손이 나타나고, 노트북을 열며 글을 작성한다.

 

 

사기꾼: (타이핑을 하면서 입으로 중얼거린다) 안녕하세요, (주)컴퓨존에서 알바모집합니다.

 

모니터 화면내 포커스: 

쥬얼리 쇼핑몰 상품 대상으로 리뷰나 댓글를 모집합니다.

어려운일은 아니지만, 책임감이 있으신 분 지원해 주세요

지원자격: 19세이상,성별무관,학력무관

근무시간 : 본인 희망 근무시간 기재

급여 : 일 8만~20만원이상

 

사기꾼 : (타이핑을 마무리하며 미소짓는다) 카톡 상담 문의는 은아맘… 톡 아이디는 ezm77… 좋았어. 

 

사기꾼이 마우스로 작성완료 버튼을 누른다.

 

사기꾼 : 좋았어. 이제 오늘 낚시 채비는 던졌고… 

 


장면 2: 속은 청년 김민기

사기꾼이 노트북으로낄낄거리며 웹툰을 보고 있다. 그 와중에 진동으로 울리는 핸드폰을 바라본다. 민기에게서 전화가 온다.

 

사기꾼  : (공손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으며) 네. 네. 말씀하세요.

 

민기 : (전화상으로)  팀장님. 저 김민기인데요. 말씀해주신대로 돈 100만원 입금했는데 왜 100만원 + 리뷰비 25만원  환급안해주시는거예요?

사기꾼 : (계속 공손한 목소리를 유지하며) 아 네. 잠시만요. 바로 확인해보고 전화드릴게요. 끊어보세요. 

 

사기꾼은 전화를 끊고 평온한 얼굴로 방금전까지 보던 웹툰을 계속 감상한다.

 

다시 민기에게서 전화가 온다. 전화를 받는 사기꾼.

 

사기꾼 : (전화상으로) 아아. 네 안그래도 방금 전화 드리려고 했는데요. 아아… 이게 전에 말씀드린대로 팀으로 리뷰가 진행되기 때문에, 다른 분들이 입금이 완료 되어서 총 1000만원이 들어와야 서버에서 자동으로 정산 환급이 되거든요.

 

민기 : (전화상으로) 아니 그런게 어디있어요. 어제는 팀 리뷰라는 말은 안하셨잖아요. 저 엄마 병원비 잠시 빼서 입금한거라 바로 다시 돌려놔야 해요.

 

사기꾼 : (전화상으로) 아… 이게 구멍가게가 아니라 회사 서버에서 트랜잭션이 자동으로 일어나는 거라 입금/출금 룰이 정확해야하거든요. 

 

민기 : (전화상으로 울먹이며) 저 정말 안돼요.

 

사기꾼 : 아… 저도 정말 도와드리고 싶은데 방법이 없을까? 음… (문득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났다는 듯이 연기하며) 아 그렇지! 이제보니 1000만원 중 50만원만 덜 들어왔네요. 혹시…

 

민기 : 네?

 

사기꾼 : 혹시 50만원 바로 입금가능한가요? 그럼 입금총액이 만족해서 서버에서 승인이 될거 같거든요. 그럼 바로 150만원+25만원를 드릴 수 있어요.

 

민기 : 저… 정말인가요?

 

사기꾼 : (얼굴에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제가 거짓말을 왜 해요. 그리고 컴퓨터 서버가 하는 일이라 정확하게 입금됩니다.

 

민기 : (전화상으로) 정말 입금되어야 해요. 마지막 남은 돈이거든요. 만약 이번에도 안들어오면 경찰에 고소할 거예요.

 

사기꾼 : (안심시키는 다정한 목소리로) 걱정하지 마시구요. 입금하시면 바로 10초도 안되어 돈이 민기씨 통장에 입금될거예요?.

 

민기 : 네. 혹시 입금안되면 바로 전화 드릴게요.

 

사기꾼 : 네. 그럴일은 없겠지만 문제가 생기면 바로 연락주세요.

 

전화를 끊는 사기꾼. 다시 평온한 얼굴로 웹툰 보기에 열중한다.

 

사기꾼 : (웹툰 감상하면서) 아예 주인공이 무적이구만. 또 살아남네. 크크크.

 

그 와중에 휴대폰 메세지로 50만원이 입금되었다는 알람이 뜬다.

 

사기꾼 : 크크크. 정말 돈 벌기 쉽네. 이 놈의 나라는… 

 

바로 뒤이어 민기의 전화가 온다.  

 

사기꾼은 휴대폰의 진동을 무음으로 바꾼다. 

 

액정에 불이 들어온다 다시 화면이 꺼진다.

 

또 다시 액정에 불이 들어온다 다시 화면이 꺼진다.

 

사기꾼 : (휴대폰을 집어들어 쓰레기통에 버리고 서랍에서 다른 휴대폰의 전원을 킨다) 미안하다~ 하지만 나도 흙파서 장사하는게 아니거든요~ 요 대포폰은 이제 폐기네요~.

 

한참 웹툰을 보고 있는 사기꾼.

 

카톡으로 “친구 경민”에게서 메세지가 온다.

 

경민 카톡 : 야 재준아.. 너 오늘까지 돈 갚는다면서 왜 연락이 없냐?

 

카톡을 보던 사기꾼이 순간 이맛쌀을 찌푸린다.

 

사기꾼 : 하 이 새끼. 잊을만하면 또 연락이네.

 

경민 카톡 :  너도 사정이 있는 건 알지만 이번이 벌써 2달째야.

 

사기꾼은 경민의 카톡을 보며 비웃는다.

 

사기꾼 : (혼자말로) 겨우 백만원가지고 쪼잔한 자식. 대충 눈치보고 포기할만한도 한데.

 

경민 카톡 : 전화 되니? 오늘 좀 만날 수 있어?

 

사기꾼 : 에이씨. 뭘 또 만나. 귀찮은 놈.

 

사기꾼 카톡 : 어어. 미안 이제 봤다. 미안해. 

 

경민 카톡 : 그래. 오늘 돈 줄 수 있는거지?

 

사기꾼 카톡 : 정말 미안해. 돈이 오늘 거래처에서 들어오긴 했는데 갑자기 엄마가 빙판에 넘어져서 정강이 뼈가 뿌러졌단다. 그래서 지금 급하게 병원에 와서 병원비 내고 그러고 있어.

 

경민 카톡 : 아! 그…  그래서 이제까지 연락을 못했구나. 어머니 문제가 더 급하긴 하지.

 

사기꾼 카톡 : 그래. 미안하다. 그래서 말인데 정말 미안한데…

 

경민 카톡 : 응?

 

사기꾼 카톡 : 너 혹시 50만원만 더 빌려줄 수 있냐? 

 

경민 카톡 : 50만원?

 

사기꾼 카톡 : 어머니 보험을 들어 놔서 아마 150만원 다 일주일안에 줄 수 있을거야. 정말 미안한데 부탁 한번만 더 하자.

 

경민 카톡 : 아… 미안. 

 

경민 카톡 : 지금 내가 이번달 월세 빼고 30만원정도밖에 여유가 없어서.

 

사기꾼 카톡 : 어어. 그래. 그거라도 주면 일단 급한 불이라도 끌 수 있지. 친구 좋다는 게 뭐냐. 제발 부탁 좀 하자.

 

경민 카톡 : 그래 알았다. 저번에 알려준 통장으로 보내면 되지. 

 

사기꾼 카톡 : 그래. 당연하지

 

잠시후…

 

경민 카톡 : 보냈다. 이번에는 꼭 줘야해. 일주일뒤다.

 

사기꾼 카톡 : 그래. 이번에도 내가 거짓말을 하면 호로자식이다.

 

사기꾼 : (하품을 하며) 어휴… 맹한 놈. 험한 세상 어떻게 살아갈래.  내가 뭐라고 하면 다 곧이곧대로 믿어요. 

 

계속 웹툰을 보는 사기꾼. 시간이 흘러 간다.

 

핸드폰 시계를 보니  오후 6시가 넘어가고 있다.

 

기지개를 키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사기꾼

 

사기꾼 : 아… 화산귀환 아직 20편이나 남았는데 퇴근시간이네. 하암~

 

노트북을 끄고, 외투를 걸친다음 사무실 불을 끈다음 문을 잠구고 밖으로 나오는 사기꾼

 

퇴근 하는 다른 행인들 사이에서 터벅터벅 걸어간다.

 

눈앞에 브랜드 치킨집에서 고소한 치킨 냄새를 맡는 사기꾼

 

사기꾼 : (머리를 긁적이며) 아참 그러고 보니 예준이가 아빠 ㅋㅋㅋ 치킨 사오라고 한거 같은데. 까먹을 뻔 했네.

 

곧 두 손에 치킨 두 상자를 들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걸어가는 사기꾼의 모습을 뒤에서 보여준다. 

 

FAN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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