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라는 익숙한 공간이 때로는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가장 멀리 느껴졌던 그곳, 친구의 자취방에서 나는 잠시 '집'이었습니다. 불편함 속에서 찾은 편안함, 내 것이 아닌데도 모든 것이 나를 허락했던 밤. 그곳에서 나는 무엇을 배우고,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요? 집보다 더 집 같았던 그 공간에 대한 아련한 기억을 따라가 봅니다. 과연 당신에게 '집'은 어떤 의미인가요? #감성글귀 #에세이 #자취방 #집의의미
집생각이 가장 멀었던 곳
[Intro – 4 bars]
열쇠는 없었는데
문 여는 소린 익숙했고
신발을 벗는 타이밍까지
몸이 먼저 기억했어
[Verse 1 – 8 bars]
현관 불은 반쯤만 켜져 있었고
벽지는 군데군데 벗겨졌지
네가 고르지 않은 소파 위에서
우린 계획 없이 앉아 있었고
컵 하나는 이가 나가 있었고
시계는 늘 십 분쯤 느렸어
이상하게도 그 모든 어긋남이
그날의 나와 잘 맞았어
[Pre-Chorus – 4 bars]
내 방은 분명 따로 있었는데
왜 늘 잠깐 들르는 곳 같았을까
짐을 풀지 않아도
마음은 먼저 내려앉았어
[Chorus – 8 bars]
집생각이 가장 멀었던 곳
네 자취방 작은 창문 옆
불편해야 정상인 바닥에서
나는 이상하게 잠들었고
아무것도 내 것이 아닌데
모든 게 나를 허락해 줬던 밤
돌아갈 집이 있다는 사실조차
잠시 잊게 만들던 곳
[Verse 2 – 8 bars]
냉장고엔 반쯤 남은 맥주
네가 안 먹는 반찬들
내 이름은 하나도 없었지만
내 자리는 늘 비어 있었지
샤워기 수압은 유난히 약해서
머릴 오래 감아야 했고
수건은 늘 덜 마른 채였는데
그마저도 싫지 않았어
[Pre-Chorus 2 – 4 bars]
아침이면 네가 먼저 나가고
나는 문 잠그는 역할을 했지
누가 사는 집인지
그땐 굳이 묻지 않았어
[Chorus – 8 bars]
집생각이 가장 멀었던 곳
네 자취방 좁은 부엌 앞
익숙해지면 안 될 풍경들이
하루의 중심이 되었고
내 주소는 거기 없었는데
우편물처럼 마음이 쌓였던 밤
집에 가야 한다는 말이
유난히 먼 말로 들리던 곳
[Bridge – 8 bars]
이별은 거기서 시작하진 않았어
다만 끝이 없을 줄 알았지
집이란 게 꼭
돌아갈 곳은 아니라는 걸
그 방에서 처음 배웠어
[Chorus – Last – 8 bars]
집생각이 가장 멀었던 곳
지금은 남의 자취방
문을 닫으면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불이 꺼질 테지만
한때는 분명
내가 제일 편했던 공간
집보다 더 집 같았던
그래서 돌아갈 수 없는 곳
[Outro – 4 bars]
열쇠는 처음부터 없었고
그래서 더 오래 머물렀나 봐
집생각이 가장 멀었던 곳에서
나는 잠시, 집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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