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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2

시간비틀기 제목 : 시간비틀기 어느날 나는 ‘시간비틀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과거로 되돌리는 기술 중 하나인데 내가 지목한 특정 하나의 물건을 과거의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다. 물론 주변은 현재 상태 그대로인 것 같다. 나는 이 능력을 비틀기라고 명명했는데 그 이유는 특정한 사물을 보고 엄지와 검지를 붙인 상태에서 허공에서(굳이 그 사물에 접촉할 필요는 없다) 반시계방향으로 비트는 제스추어를 취하면 되기 때문이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그 ‘어느날’ 이라는 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비가 많이 내렸다. 우산을 쓰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 운동화가 추적추적 젖어들기 시작했다. 축축하고 물컹한 그 운동화를 신고 겨우 집에 들어왔는데 몹시 기분이 나빴다. 그 운동화는 바로 전날 생일 선물로.. 2024. 3. 19.
행성을 통째로 삶아내다 행성을 통째로 삶아내다 그때 나는 여자친구를 위해 '행성을 통채로 삶아내다'라는 국을 만들어 내었다. 식탁에 앉아 내가 준비한 국을 시음한 그녀는 이건 겨우 뭇국이 아니냐고 투덜거렸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행성의 맨틀 껍질을 깍아내고 외핵과 내핵을 제거한 후 알맹이를 다듬어 먹기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푹 삶아 맛깔스러운 국물을 내는 것이 꽤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는 일이라고 항변했다. 안타깝게도 그녀는 내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우주에서도 맛보기 힘든 나의 위대한 작품은 한낱 뭇국이 되어버렸다. 2024.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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